최근 경기도 평택에 짓고 있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건설현장을 둘러 볼 기회가 있었다. 팽성읍 험프리스 기지 일대는 그야말로 파일 박는 소리와 덤프트럭 출입 등으로 매우 분주했다.

서울로부터 부터 87km거리에 있다. 규모는 440만평방킬로미터로 여의도의 거의 다섯 배 정도다. 외곽둘레만 해도 약 18km로 자동차로 20분은 족히 걸린다. 단일 규모로는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라고도 불린다.

2003년 용산기지 조기이전을 위한 한미정상간 합의에 따라 2007년 착공된 평택기지 건설공사는 계획대로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 전체 사업진도는 78%선이다. 예정대로 금년 후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해 2016년 말이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는 대부분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이미 끝난 현장의 일부 생활주거 지역 아파트에는 입주군인들이 살고 있었다. 미군 자녀가 다닐 유아복지시설과 초등학교, 고등학교 등은 개교했고, 치과와 병원 등 진료시설은 내부 마감공사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러한 건물들은 당연히 안전에 우선을 둔 가운데 편의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다.

예를 들어 건물마다 설치된 첨단 방화시스템은 평택소방서 등 치안 및 안전관계 기관과 핫라인 경보체계를 갖추었다. 불이 나면 바로 소방서까지 직결된 경고사이렌이 동시에 울리도록 되어 있다.

지난해 부지조성 공사를 끝낸 오폐수 처리장에서는 친환경 하수 처리시설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눈비로 인해 생긴 자연하수까지도 이 처리시설을 통해 걸러 내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군수물자 운반과 관련 육로로 수송이 어려운 장갑차 등 대형 전투장비들을 운반하기 위해 이미 철도차량기지 공사는 지난 1월말 끝났다. 이 기지는 부산과 평택, 군산 항구를 통해 출입하는 각종 군수물자를 훈련장과 정비공장으로 수송하기 위해 연결되어 있다.

미군기지 평택 이전사업으로 인해 유발되는 경제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얼마전 국방연구원(KIDA)은 평택 기지이전사업에 약 8조 9천억원이 투입되는데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약 18조원에 이르고 고용유발효과는 1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민원 발생과 관련 평택시민들과 이전 사업단은 평택시청 지역주민대표 시공사 등 다자로 구성된 ‘민원협의체(joint working group)’를 구성해 2주 단위로 운영 중이다.

현지 시민들은 이 협의체를 통해 최근 ‘덤프차량 등 건설장비와 건설인력을 투입 시 지역기업에 기회를 많이 달라’고 요청한 바 있고, 이전사업단에서는 이들의 요청에 따라 가능한 한 현지기업과 현지인들에게 일거리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7∼8년 전 이전 계획 당시 수많은 민원발생으로 시끄러웠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한미군은 곧 용산기지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평택기지 시대를 열게 된다. 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되면 지자체는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를 반환받아 그동안 저해되어왔던 지자체 개발이 가능해진다.

미군 입장에서는 새로운 주둔지가 제공됨으로써 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이 감소되고, 양질의 미군 인력 확보가 가능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한미동맹 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튼튼한 안보와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김덕만 /전 한국교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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