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이 선정됐다고 한다. 전국 대학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정본청원은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현대인에게 가장 필수적인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쉽게 말할 수는 있으나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어렵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 대참사 및 땅콩회항 등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전환해 2015년도에는 지도층이 솔선하여 기본이 바로 서고 원칙에 충실한 사회를 만드리라는 염원이 담긴 말일 것이다.

이는 선거에서도 꼭 기억되어야 할 사자성어이다. 올해는 공직선거가 없지만 국민들이 알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선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오는 3월 11일에 실시하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로 이는 전국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전국 1,326개 조합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치러지는 것이다.

조합장선거의 유권자는 각 조합의 조합원으로 제한되지만 조합은 이미 전국 각 지역 곳곳에 분포하고 있어 내가 아니더라도 가족, 친지 등까지 포함하면 조합과 연계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조합장선거는 결코 그들만의 선거가 아닌 사실상 우리 국민의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일부 지역에서는 돈선거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충남의 한 조합에서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금품을 제공한 입후보예정자가 검찰에 고발당하고 금품을 받은 조합원 150여명이 조사를 받아 해당 마을 전체가 어수선한 곳이 있으며, 경남에서는 입후보예정자가 다른 입후보예정자에게 불출마를 조건으로 현금 5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내다 구속된 사건도 있었다.

그렇다면 선거에서 가장 큰 병폐인 돈의 유혹을 어떻게 뿌리쳐야 할까. 근원적인 해결책은 후보자와 조합원 모두의 인식전환이다. 선거에서 금품이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미풍양속이라는 탈을 쓰고 오랜 세월 관행처럼 굳어진 행위를 이제는 바꿔야 할 것이다. 또한 조합원을 넘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위법행위를 발견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하면 돈선거를 근절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깨끗하고 공정한 조합장선거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각기 다르게 실시되던 조합장선거를 사상 처음으로 통합하여 전국동시로 실시하는 선거이니만큼 이를 계기로 돈선거 등 위법행위 없이 깨끗하게 치러져야 할 것이다.

후보자`조합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정본청원'의 정신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깨끗한 선거가 아름다운 조합(組合)을 만들고 나아가 이 아름다운 조합(調合)이 정본청원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금정구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최미영

저작권자 © 뉴스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