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 검은 세뱃돈이 떨어진다면 냉큼 받아야 할까, 양심을 지켜야 할까?...생각만 해도 설레고 두려운 상상이다.

지금은 검은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나 검은 돈이 설 명절을 앞두고 인사치례로, 세뱃돈으로 돌아다닐 확률이 크다.

실제로 논산에서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가 150여명 유권자에게 돌린‘돈 봉투 사건’이나 고성과 부안에서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가 상대 후보자를 돈으로 매수하려 한 '돈 선거 사건' 등을 포함해 위법행위로 입건된 사람만 83명이라고 하니 앞으로 검은 돈이 세뱃돈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각 선관위는 2.10.부터 3.11.까지 설·대보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 등이 설 인사 명목으로 유권자인 조합원이나 그 가족들에게 금품이나 선물세트를 나누어 주거나 각종 행사에 찬조금을 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들이 유권자이다. 조합원이 아닌 사람들은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유권자의 표를 돈으로 사려는 사람과 금품 앞에서 흔들리는 유권자들이 부모, 형제, 친척, 지인 심지어 몇 단계만 거치면 아는 사람이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조합장선거 위법 사례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자화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신고하는 제보자나 세뱃돈을 가장하여 주는 검은 돈을 마다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는 아니지만 그동안 자라온 우리 국민의 민주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선거이다.
설이 지나고 봄이 오면 꽃이 피듯 오는 3. 11.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이 많이 피었으면 한다.

부산시 중구 서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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