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 건조기에 국립공원 산불예방을 위해 탐방객 출입통제를 한 후 야생동물들이 훨씬 많이 활동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정광수, 이하 ‘공단’)은 2010년부터 3년간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에서 삵, 담비 등 야생동물 8종을 관찰한 결과, 산불조심기간의 출현 횟수가 다른 기간보다 약 5배나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공단은 산불조심기간 중 야생동물의 활동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리산 노고단∼피아골삼거리∼피아골 구간 8.8km에 CCTV 10대를 설치하고 배설물이나 먹이 등의 흔적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연구팀은 3년에 걸친 조사기간 중 총 8종 124건의 야생동물 실체를 확인했는데 삵 59건, 담비 27건, 족제비 21건, 멧토끼 10건, 멧돼지 4건, 고라니 2건, 오소리 1건 등이었다.

특히 야생동물들은 2월∼4월 봄 산불통제기간과 11월~12월 가을 산불통제기간에 월 평균 19회 관찰됐으며, 이는 다른 기간 평균 4회 보다 훨씬 많은 횟수다.

이처럼 산불조심기간에 야생동물의 출현이 많은 것은 탐방객 출입이 통제됨에 따라 위협요인이 감소되어 서식여건이 보다 안정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봄철 산불조심기간 탐방객 통제는 야생동물이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는 시기라는 점에서 산불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번식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한편, 공단 지리산남부사무소는 최근 3년간 지리산국립공원 구례 지역 11개 탐방로 37km에서 포유류 11종의 흔적 698건을 조사했는데, 이중 삵, 담비, 수달 등 멸종위기종의 흔적이 각각 286건, 139건, 수달 53건으로 전체의 68.4%나 됐다.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출현 빈도가 높은 것은 지리산이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에게 안정적인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무소 박기연 소장은 “야생동물도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다니는 완만하고 편한 탐방로를 주로 이용한다.”고 밝히고, “산불조심기간 탐방객 출입통제는 야생동물 번식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며 탐방객들이 공원사무소 통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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