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진구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출근하는 이00씨(여, 32세)는 매일 아침 리버하우스 앞에서 302번 버스를 타고 다섯 정거장을 이동, ‘건대 앞’ 정류소에서 내려 어린이대공원역 7호선으로 환승한다.

대중교통이 가장 빨라 이러한 노선을 선택하긴 했지만 버스정류소와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간 거리가 230m나 떨어져 있어 매일 아침 출근길이 힘들게 느껴진다.

서울시는 이처럼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소임에도 불구하고 거리가 100~300m 이하 떨어져 있는 시내 가로변 버스정류소 96개소를 오는 4월 말까지 100m 이내로 좁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차노선이 많아 혼잡하거나 도로 시설물이 시야를 가리는 등 버스를 타고 내리는데 이용 불편이 예상되는 버스정류소 86개소의 위치도 5월 말까지 소폭 조정하기로 했다.

<역 인근 1,745개소 정류소 전수조사, 532개소 중 지역여건 고려해 최종 선정>

서울시는 시민들이 지하철과 버스를 보다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시내 총 5,712개소 가로변 버스정류소 중에 지하철역 주변에 위치한 1,745개소 정류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532개소가 100~300m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는 이 중 지역여건을 고려해 이번에 96개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532개소 중 100~200m 사이에 위치한 가로변 버스정류소가 404개소, 200~300m가 128개소로 나타났다.

나머지 436개 정류소는 대기공간, 지장물, 교통흐름 등 지역여건 상 이전이 어렵다.

<적게는 50m에서 많게는 170m까지 거리 좁혀져, 시민 환승편의 제고>

이렇게 되면 가로변 버스정류소와 지하철역 간의 거리가 적게는 50m에서 많게는 170m까지 좁혀진다.

50~100m 당겨지는 버스정류소가 51개소로 가장 많고, 101~150m가 34개소, 나머지 11개소는 151~170m가 지하철역 쪽으로 당겨진다.

예컨대 302·3216번 2개 노선이 정차하는 광진구 ‘건대 앞’ 정류소는 기존에 어린이대공원역(7호선) 3번 출구와 230m 떨어져 있었으나, 최대 170m를 지하철역으로 당겨 KCC 파크타운 앞으로 옮긴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과 버스정류소간 거리가 60m로 가까워진다.

또, ‘충정로역 5호선’ 정류소는 충정로역 9번 출구와 110m가 떨어져 있었으나 60m를 당겨 지하철역과 50m 거리에 위치하게 하고, 논혁역(7호선) 2번 출구와 170m 떨어져 있는 ‘영동시장논현역 정류소’는 130m를 당긴 영풍문고 앞에 설치한다.

시는 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버스정류장 이름도 변경할 계획이다.

<횡단보도 인접 등 이용불편 예상되는 86개 정류소도 5월말까지 소폭 조정>

이와 함께 5월 말까지 소폭 조정되는 86개 정류소는 ▴정류소 주변에 시설물이 많거나 대기공간이 협소한 41개소 ▴횡단보도에 인접한 27개소 ▴정차노선이 많아 혼잡한 정류소 11개소 ▴노점 등 도로시설물이 시야를 가리는 7개소다.

예컨대 ‘퇴계로 3가(한옥마을 한국의집)’ 정류소는 104·507번 등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90S투어·고궁순환 등 시티투어버스 등 8개 노선이 정차해 이용 시민이 많은데다 전방에 노점이 시야를 가려 버스 도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위치에서 10m 떨어진 곳으로 옮긴다.

또, 천호역에 인접한 ‘천호역 현대백화점’ 정류소는 정차하는 노선이 많은데다 여러 대의 버스가 한꺼번에 들어올 경우에 뒤쪽 자전거 보관대 쪽에 버스가 서게 돼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데 불편이 있을 수 있어 9m 앞으로 옮긴다.

광역버스 이용 시민이 많은 ‘합정역’ 정류소는 상대적으로 이용 시민은 적은데 반해 대기공간이 넓은 ‘공항버스’ 정류소와 위치를 맞바꾸고, 횡단보도에 인접한 ‘용강동주민센터’ 정류소는 시민 안전을 위해 20m 뒤로 이전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는 역과 정류소 사이가 300m 이상인 버스정류소 46개소에 대해선 ‘이전’이 아닌 정류소 추가 설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버스정류소 이전으로 인해 시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당 버스정류소 노선도와 버스 내부,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전 사실을 사전에 안내할 계획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시는 대중교통 환승서비스를 시작으로 서울을 최고의 대중교통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 거리조정도 이 일환”이라며 “지하철역과 버스간의 거리야말로 시민이 체감하는 환승 편의와 직결돼 있는 만큼 대중교통을 보다 빨리,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2004년 7월 대중교통 환승할인서비스를 시작으로 경기버스 확대(‘07년 7월), 경기 광역(좌석)버스 확대(‘08년 9월), 인천버스 확대(’09년 10월) 등을 통해 수도권을 오가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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