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청년이 있다. 나이는 32세. 아직 미혼. 월 30만원 원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 아주대 일반대학원 전자공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러니 직업은 대학원생이라고 보면 되고, 그렇고 그런 알바를 하고 있다. 부족한 학비는 학자금대출로 메꾸고 있다. 집 반찬이 그리울 때면 가끔 아주대 앞 한 식당에서 6천원짜리 백반으로 한 끼를 때우곤 한단다.

우리 시대 흔하디 흔한 청년상이라고 할까? 누가 봐도 평범해 보이는 이 청년이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수원시의원에 출마한다. 2인선거구인 수원시차선거구(원천·영통1동)에서다.

윤주환 민중당 수원시의원 후보의 이야기다. 당선을 위해 나왔냐고?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다만 그래도 출마한 이유는 궁금했다.

지난 11일 금요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나, 아직 선거사무소도 마련하지 못한, 그래서 길거리 천막 선거사무소를 고민하고 있는, 아직 후보 복장도 갖추지 못한 채, 후보 어깨띠도 준비하지 못한, 좋은 내용을 담으려다보니 명함 제작마저 늦어졌다는 윤 후보.

알바를 마치고 막 퇴근한 윤 후보를 15일 저녁 아주대 삼거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집 반찬이 그리울 때 가끔 간다는 그 식당에서 밥도 사줬다. 소주도 한잔했다.

윤 후보는 성균관대에서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정보통신공학부 단과대학 부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했다.

경기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경기민권연대) 운영위원, 일하는2030 운영위원, 세월호를 기억하는 매탄동 촛불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위촉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 먼저 출마한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 4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박근혜가 탄핵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 적폐청산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민중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동안 민중당에서 말한 것들이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자주적인 통일을 하자고 지속적으로 얘기해 온 정당은 민중당뿐이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평화통일의 시대야 말로 민중당에서 얘기해 온 것들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다.

그런 만큼, 민중당의 역할이 좀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마하게 됐다.

- 청년단체인 ‘일하는2030’ 운영위원이다. 어떤 단체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생긴 지 3년 됐다. 청년노동자들을 세상의 주인으로 세우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다. 작게는 청년노동자들이 생활에서 즐거움도 얻을 수 있도록 문화사업도 한다.

청년노동자들이 생활에 많이 지쳐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 속에 자기 얘기를 실어 공연한다.

그 밖에도 최저임금 1만원 캠페인, 특성화고 권리 찾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 자신이 꼭 당선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처럼 인맥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다. 화려한 스펙도 없다.

지금은 학생 신분이고, 계약직 노동자로 살아왔다. 학생들의, 청년노동자들의 삶을 피부로 느껴왔다. 수원시의회에 진출해서 학생들의, 청년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싶다.

수원에서 청년운동, 적폐청산운동, 통일운동 등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꼈다. 이러한 것들을 잘 녹여내면 강점이 될 수 있다.

-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주 11일 금요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하지만 선거운동은 본격적으로 못하고 있다.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늦어지고 있다. 서둘러 하려고 한다.

시민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천막 선거사무소를 생각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만큼 되도록 눈에 잘 띄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정책이나 공약을 가지고 하루에 단 한 사람을 만나더라고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 대표적인 공약을 말씀해 달라.

중앙정부의 정책들이 나오지만 지역 구석구석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정책이 그렇다. 심지어 이것을 막는 정치세력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본다.

수원시 공공비정규직들을 정규직화 하겠다. 전면 직접고용하는 것이 공약이다.

판문점선언을 이행해야 하는 만큼 수원시 차원에서도 남북 교류나 협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것이 잘 되면 지역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도 적폐청산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선거에서 후보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시민들은 자신을 정치의 객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는 찍어주는 사람이고 정치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투표만 하는 게 아니다. 선거에서 모두가 주인이 돼야 한다. 시민들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선거로 만들 것이다. 선거는 시민들의 축제가 돼야 한다.

민중당이 민주노동당 때보다 훨씬 더 커지고 잘 돼 한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한다. 저의 출마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재언론인협회 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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