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에서는 매년 11월을 불조심강조의 달로 정하고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전 국민이 참여하는 화재예방 확산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예방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불조심 강조의 날 행사는 1948년부터 시행되어 시대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기간과 행사의 명칭이 조금씩 변하기는 하였으나 ‘화재예방’이라는 기본적인 골격은 유지한 채 이번 69번째 행사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재난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관심사가 한층 높아져 있고, 막바지에 몰아닥친 태풍 차바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추진되는 터라 이번 2016년 불조심 강조의 달은 어느 해 보다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현대사회는 대단히 복잡하고 위험한 사회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으며 재난의 발생유형도 예측하기 어렵고 대형재난으로 확산될 위험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무수한 언론매체의 사회지면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 무엇도, 어느 누구도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렇다고 손 놓고 운에만 맡길 수만은 없는 것이다.

재난은 반복되지만 재난의 원인은 반복되지 않고, 기계는 고장 나고 사람은 실수를 한다는 말이 있다. 재난은 일어날 수밖에 없으니 그 피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준비와 대비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재난대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활동이다. 현대의 재난은 단일기관, 단일정책, 단일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예방활동 또한 다양한 관점과 장점을 가진 우리사회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협력하고 노력해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즉 시민, 기업 등 민간부문과, 비영리부문인 공공기관간의 긴밀한 협치를 통한 정보의 공유와 정책의 수립 그리고 상호 협력적 네트워크를 통해 예방활동의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화재예방의 새로운 창조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번 불조심강조의 달 범국민적인 화재예방활동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공동체와 시민사회가 합심해 생활주변의 위험요인을 스스로 점검하고 제거할 수 있는 참여형 재난예방 패러다임의 형성과, 어려서부터 체계화된 안전교육과 훈련을 통해 안전에 대한 이해를 높임과 아울러 사고 예방법을 가르치면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안전불감증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기관은 청렴하고 공정한 업무처리를 통해 사회 안전망이 더욱 더 견고해 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추진하는 기관 및 단체의 협업시스템 구축이다.

정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전에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시민, 기업 등 모든 주체가 상호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정보의 공유를 통해 정책을 마련 시행함으로서 정책들이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인다면 정책집행에 대한 감시 및 환류를 위한 평가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간다면 아무리 큰 대형재난이 발생한다 할지라도 신속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고 사전적 예방활동으로 더 큰 재앙은 방지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난은 내 스스로가 지킨다는 명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화성소방서장/행정학 박사 정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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