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뒤덮었던 기습 한파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어 가는 모양새다. 지구촌의 몇몇 지역에서는 재앙에 버금갈 정도의 이상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니 지구온난화가 역주행 하는 것은 아닌지 잠시 혼란스러워진다.
얼마전 종합편성채널 TV의 복고풍 드라마 한 편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시리즈 아닌 시리즈 물의 세 번째 타이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시청률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을 거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음을 입증했다.

극중 등장인물 중 1명의 직업이 동네 가전제품 대리점 주인인데 상표가 현재 굴지의 대기업의 전신이었던 회사의 이름이어서 그 시절의 향수와 함께 연출의 세심함에 가산점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그 회사는 가전쪽에서 성장하는 과정이었고 그 시절 그 회사를 떠오르게 하는 광고 카피가 하나 있는데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합니다”였다. 이 광고카피는 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그 회사의 광고에 다시 사용되면서 생명력을 내뿜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TV 한 대 냉장고 한 대를 살때도 십년은 기본적으로 고민했었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70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점점 뜨거워져야할 선거판이 각종 불협화음에 둘러싸여 공기가 냉랭하기만 하다. 올해 첫날을 기점으로 법적 국회의원 선거구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선거구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고 여야는 각자의 게임룰도 정하지 못한 채 내홍에 허덕이는 듯하다.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까지 얽히고 설켜 정치권의 셈법은 상대의 수를 앞서야 하는 바둑기사의 고뇌를 떠올리게 한다.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지금 예비후보자나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신인들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현역 국회의원은 현역의 프리미엄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게임의 룰을 게임참가자가 만드는 데서 비롯되는 폐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정치인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체로서의 유권자들의 책임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는 정치를 바라볼 때 뽑아 놓기만 하면 알아서 잘해 줄거라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렇게 우리가 뽑은 사람들에게 실망하는 일을 몇십년째 반복해 오고 있다. 그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결국 유권자 각 개인의 한 표, 한 표의 힘을 과시하는 일이 관건이다. 선거때만 되면 국민의 대다수가 패배주의에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정치를 선순환으로 돌리는 방법은 잘못된 정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과감하게 질타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인은 아무 유권자나 두려워하지는 않으며 신념과 용기를 갖고 투표하는 똑똑하고 현명한 유권자만을 두려워 할 뿐이다.

다가오는 4. 13 제20대 국회의원선거는 서로에게 생채기만 남기는 소모적 선거가 아니라 정말 국민 화합의 축제의 한마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부산광역시 강서구 회사원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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