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동체는 너무 많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어요. 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는 마을교육공동체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 공교육도 살아요.”

이제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송준호(48) 수원희망교육시민포럼 대표가 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교육도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하는 마을공동교육체도, 자유학기제도 잘 되려면 결국은 지역에 건강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송 대표의 고민이 수원희망교육시민포럼을 꾸리게 했다. 수원희망교육시민포럼은 4개월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11월 창립했다.

송 대표를 지난 9일 행궁동 한 카페에서 만나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유학기제만 해도 청소년들이 창의적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수요처가 행정기관 중심으로 한정돼 있다. 시청, 시의회, 소방서, 경찰서, 박물관, 대학교 등등 소위 검증된 기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송 대표는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학부모 역할이나 지역사회 역할이 같이 고민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희망교육시민포럼은 그런 의미를 담아 지난 11월 14일 마을교육공동체 희망박람회를 열었다. 수원시 교육청소년과와 수원교육지원청도 함께했다.

교육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재능있는 학부모 동아리 등이 함께 모였다. 박람회에 참여했던 행사위는 해산을 하지만 마을교육공동체를 위해 마을교육네트워크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단체나 동아리 20여개가 모여 수원의 교육환경을 잘 꾸려나가기 위해 교류키로 했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마을만들기를 시작했다. 이제 수원시 마을만들기는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마을만들기에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많이 참여한다.

송 대표 역시 행궁동에서 마을만들기에 동참하면서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깨달았다. 그의 고민은 한발 더 나아가 수원의 20만 청소년에게 가 닿았다. 마을만들기를 통해 주민참여 청소년위원, 미래세대 위원, 시민기획단 청소년위원 등 청소년들이 다양한 형태로 행정에, 사회에 참여하는 걸 본 것이다.

송 대표는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갇힌 틀에서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과연 꿈을 찾을 수 있을까?” 되묻는다. “공동체 의식 속에서 꿈을 찾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마을만들기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자기가 하고자 하는 꿈을 마을에서, 수원에서 실현 가능하다고 하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송 대표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수원청소년의회 꿈의 학교 교장도 맡았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진로나 꿈을 지역사회가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송 대표는 “의회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정치인의 꿈을 꾸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며 “정치인 꿈을 꾸라는 게 아니라 의회학교를 통해 공공의 가치를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회에서 법을 만들더라도 가진 자들을 위한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법,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으로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어딜 가나 공동체 붐이 일고 있다. 따복공동체, 마을공동체, 경제공동체 등등, 그리고 교육공동체까지 다양하다. 송 대표는 “하나하나 모두가 개별적으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면서도 “인식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도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인만큼 교육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행정에선 교육하면 무조건 학부모들이 교육청하고만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학부모나 학생도 분명히 마을의 주민이다. 송 대표는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데 있어 교육공동체가 마을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을 안의 학교, 학교 안의 마을, 그런 것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