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보면 두 번 놀란다.

외모와 행동을 보면 아기같다. 천진난만한 소녀다. 그런데 그가 가슴으로 뿜어내는 노래는 영낙없는 소리꾼이다.

트롯트도 맞고, 민요도 거침없이 해댄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오로지 발라드만을 고집한다.

이제 불혹의 나이. 문지방을 넘으려 한다. 대기만성이라고 했던가. 그녀에게 눈물겨운 노력 덕에 이제야 그녀의 노래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발라드 디바' 나연주(39).

프랑스에서 주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불륜 드라마에서 주부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부 드라마이자 불륜 드라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KBS TV '사랑과 전쟁 1'이 성공을 거두자 이제 '사랑과 전쟁 2' 또한 주부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 입어 '사랑과 전쟁2-가족의 탄생' 편 삽입곡 OST도 발 빠르게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읶다.

'가족의 탄생' 편 삽입곡에 사용된 나연주의 '어쩌다 이별이길'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가버린 마음을 애절하고 호소력 짙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보사노바풍으로 리듬감있는 '돌아와줘' 역시 '사랑과 전쟁2'의 '엄마 어디가', '연상의 아내', '선택 못하는 남자'에 엔딩곡으로 들어가면서 ‘나연주가 도대체 누구냐’며 궁금해 하고 있다.

나연주는 트롯트 대신 발라드풍으로 데뷔해 눈길을 끌었던 가수로 35살의 늦은 나이에 2년 동안 공을 들인 미니앨범 '원 스텝'으로 가요계 데뷔했다.

 
 
이번에 아줌마들이 열광하는 사랑과 전쟁에 선보인 '어쩌다 이별이길'은 타이틀 곡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가 돋보이며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나연주가 가진 독특한 매력을 맛볼 수 있다.

함께 수록한 '돌아와줘'는 보사노바의 리듬에 개성 강한 목소리를, '사랑한 죄'는 짙은 음색으로 슬픈 감정을 담아냈다.

이처름 뒤늦게 앨범을 내놓고 그녀의 노래가 주부들의 가슴을 따듯하게 울리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녀가 가수의 길로 들어선 것 자체가 평탄하지 않았다. 대구출생의 그녀는 고사리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입학도 하기 전부터 노래를 부르며 막연하게 가수의 꿈을 키웠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어서 잡지사에서 주최하는 가요제를 보며 중고등학교 때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틈나는 대로 도전했다.

어느 날 신촌 뮤직에서 연락이 왔지만 어린 나이여서 잘 몰라 선택을 하지 못했다. 시간은 흘렀다. 공부를 계속하라는 부모의 말씀을 거역(?)하고 노래에 빠져 살았다.

노래하는 공간만 있으면 행복하고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기뻤던 것이다.

그러다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왔다. 1993년 제2회 국제신인 가요제 가창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후 자신감이 생긴 그녀는 이제는 가수가 '나의 길'이라고 굳은 결심했다.

호사다마인가. 엄마가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그때가 19살이었다. 공부해서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하라는 엄마의 소원이 있었기에 잠시 방황했다.

하지만 꿈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엄마의 병수발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노래연습을 했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부르면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그만큼 노래가 좋았다"며 "노래 부르는 것 밖에 몰랐다"고 말한 것만 보아도 그녀는 결코 노래를 절대로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것이 이제야 결실을 맺고 있다. 비록 늦은 나이데 데뷔 앨범을 냈지만 탄탄한 노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2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마약퇴치 전국 순회공연'에 참여했다.

그녀는 현재 기획사도 없다.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운이 없게도 기획사를 잘못 만나 상처도 많이 받았고, 돈과 시간도 허비했다.

그래서 이제 곡 받는 일 말고는 모든 것을 혼자 한다. 오래전부터 신라, 롯데, 르네상스, 메리어트 등 특급호텔에서 라이브 가수로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녀의 강점은 끊임없이 노래연습을 하는 것이다. 전세계 여자 가수들의 C를 들으며 하루 6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으며 민요도 터득했다. 한류열풍을 감안해 영어와 일본어도 터득했다.

틈나는 대로 자선공연을 한다는 나연주는 "항상 가슴으로 노래는 가수이고 싶다"며 "이제 곧 불혹의 나이가 된다. 더 늦기 전에 외국진출을 모색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최근 노래 외 골프 삼매경에 빠진 그녀는 "노래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골프가 살살 밀려들고 있다"며 "노래를 하지 않았으면 골프선수로 대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연주의 가슴으로 부르는 발라드를 라이브로 들으려면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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