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은 돼지 발의 살을 익혀서 기름을 뺀 음식이다. 돼지는 앞발이 뒷발보다 더 크다. 수원시 권선구 탑동 765-7 탑동초등학교 '근처 '만사족발'있다.
개업한 지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 '맛집'으로 수원 바닥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잘 해야 10평이나 될까? 입구쪽에 계산대가 있고 그 옆으로 주방이 시원하게 트여 있다. 테이블이래야 고작 9~10개, 아담하게 놓여 있다. 벽면에 메뉴와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맛으로, 정직함으로 승부를 보려고 합니다"
'만사족발' 맛의 비결에는 박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맛집의 맛의 비결을 물으면 대부분 좋은 재료와 정성을 꼽는다. 좋은 재료와 정성은 맛집의 기본 철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만사족발'은 박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고 역시나 맛집의 기본 철칙에 충실했다.
족발을 내오는 과정도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는데 족히 4~5시간은 걸린다. 애벌삶기를 해 돼지 특유의 잔냄새를 없앤다. 다시 꺼내서 발가락 사이사이를 깨끗이 닦는다. 면도질로 잔털을 제거한다. 그러고도 아예 가스토치로 털을 그을려 없앤다. 다시 닦아서 삶기에 들어간다. 재벌삶기는 중간불에서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월계수 잎이나 오향, 계피 등 갖가지 한약재가 들어간다. 과일도 몇 가지 넣는다.
좋은 재료와 정성, '만사족발' 맛의 비결인 것이다. 똑같은 레시피와 똑같은 시간을 공들여도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나지 않는다는 박 대표의 지론이다. 역시나 '만사족발'만의 레시피는 비밀이다. 일반적인 것만 얘기해 주는 것이라고 슬쩍 귀띔했다.
7년 전이었다. 박 대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술안주는 서민적 음식인 족발이었다. 그것이 계기가 됐다. 고모님으로부터 맛있는 족발을 만드는 대략적인 레시피를 전수받았다. 그리고도 박 대표는 부인과 함께 수개월에 걸쳐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마침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족발을 탄생시켰다. 이른바 따뜻하고 부드러운 ‘수육식 족발’이었다.
"족발을 조리하는 과정이 귀찮고 고되니까 다들 그렇게 안하려고 하죠"
역시 맛의 비결은 첫째도, 둘째도 정성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의 입맛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 사람들의 입맛은 차갑게 식은 딱딱한 족발에 익숙해져 있었다.
한번은 배달을 하고 돌아왔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되돌아 가보니 "족발이 물렁물렁한 게 잘못된 것 같다"며 바로 앞에서 집어던졌다.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 그리고 3일 정도 후에 다시 주문 전화가 왔다. 이제 그 사람은 박 대표의 족발 매니아가 됐다.
"손님들이 오셔서 진짜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동네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집이 생겨서 고맙다고요"
박 대표는 이런 손님들의 반응에 보람을 느낀다. 동네에 '만사족발'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한번은 늦은 밤 족발이 다 떨어졌는데 '먹다 남은 족발이라도 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었다. 특히 포장을 해달라는 손님이 정말 많아졌다. 한번 맛을 본 손님들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맛을 보게 해주고 싶어 한다는 반증이다.
'만사족발'에선 순대국도 곁들여 팔고 있다. 서민적 음식이다. 순대국 조리는 부인 고 씨의 몫이다. 순대는 친누나가 직접 만든 옛날식 순대를 사용한다.
'만사족발'과 마찬가지로 재료는 모두 국내산이다. 당연히 화학조미료도 안 들어간다. 2주 가량 계속 먹어 보면서 순수 천연재료로만 맛을 냈다. 사골을 우려낼 때마다 맛이 다 틀리다. 가장 구수한 육수의 맛도 찾아내고야 말았다.
무엇보다 순대국의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기름기를 모두 제거했다. 예를 들어, 돼지머리 하나를 삶으면 순대국이 10그릇 나온다고 할 때 '만사족발'의 순대국은 6~7그릇밖에 나오지 않는다. 기름기는 물론 불필요한 것을 다 떼버리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는 장사, 조금 덜 남더라도 맛이 중요하다는 것.
박 대표의 포부다. 벌써부터 가맹점을 내달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조급해 하지 않는다. 가맹점 숫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점포, 한 점포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것처럼 맛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체인점이라고 족발을 받아다 내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리 능력을 다 전수해 줄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300개 내는 것이 목표다.
이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만사족발' 맛을 볼 차례다. 족발과 양념불족을 반반 섞어 주문했다. 바비큐 향에 매콤한 맛을 더한 족발이 쫄깃하게 입안에서 씹힌다. '만사족발'에 막걸리 한잔 걸치니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네.
문의: 031-292-3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