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최다 상금부터 3세마 챔피언까지

당대불패
당대불패
민간목장 씨수말의 선두주자인 '인그란디어'(13세, 금악목장)가 올해 삼관경주의 코리안더비와 농식품부장관배를 우승한 '지금이순간'을 배출한데 이어 일본산 씨수말 '비와신세이키'(14세, 푸른목장)의 '당대불패'가 대통령배 3연패에 성공하며 한국경마 역사를 다시 썼다.

이처럼 최근 민간목장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한국경마에서 내로라하는 대회를 휩쓸면서 '씨수말=한국마사회 도입'이라는 공식이 허물어지고 있다.

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전자전(父傳子傳)'법칙이다. 혈통의 스포츠인 경마는 어떤 핏줄을 이어받았느냐가 경주마의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좋은 유전자가 곧 명마 탄생의 시발점이다. 진정한 명마는 지기 싫어하는 강인한 승부사적 기질과 기품 있는 생김새에 뛰어난 2세를 낳을 수 있는 혈통까지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평생에 걸쳐 우수한 명마와 그 후손들을 낳을 수 있는 씨수말은 경주마로 활동하던 현역 시절의 성적보다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자마들의 성적에 의해 몸값이 크게 좌우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씨수말은 113두. 1992년 국산경주마 생산을 위해 도입된 1세대 씨수말들인 디디미(22세, 생산자협회), 컨셉트윈(22세, 생산자협회)부터 가장 최근에 들여온 메니피(16세, 마사회), 인그란디어(13세, 금악목장)까지 이들 씨수말들은 한국마사회와 민간목장에서 고루 소유하고 있다. 이중 한국마사회가 12두, 민간 목장과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씨수말은 101두에 달한다.

특히, 제주 금악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그란디어’는 자마 ‘지금이순간’의 활약으로 국내 경마계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경주마 생산을 시작한 ‘인그란디어’는 현역시절 일본 최고권위의 천황배 우승을 비롯해 총 34전 8승 2위 3회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자마를 경주로에 데뷔시킨 ‘인그란디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마들이 경주에 출전해 리딩사이어 29위를 기록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금 이순간
지금 이순간

올해 자마배출 2년째를 맞은 '인그란디어'는 올해 자마 ‘지금이순간’의 대활약으로 리딩사이어 7위에 오르는 대약진을 보였다. 특히, 56두의 자마 출주당 평균상금은 4천 6백만 원으로 1위 메니피(5천 7백만 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배출한 자마가 적지만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

금악목장의 관계자는 “인그란디어는 일본경마에서 모래와 잔디 주로를 넘나들며 큰 활약을 한 경주마다. 혈통적으로 장거리 경주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경마에 적합한 자마들을 배출하고 있다.”며 “아직 배출된 경주마들은 적지만, 그레이드 경주 자마가 배출되면서 생산농가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기대된다. ‘인그란디어’자마들의 평균 거래 가격은 3천 4백만 원으로 7천만원대에서 자마들이 거래되고 있는 메니피의 절반수준이다.

'인그란디어'의 성공은 대통령배를 3연패를 달성한 ‘당대불패’의 부마 ‘비와신세이키’의 성공과도 무관하지 않다.

'비와신세이키'의 대표자마인 당대불패는 올해 상반기 그랑프리로 열린 부산광역시장배(GII)와 최근 서울경마공원에서 치러진 대통령배(GI)에서 사상 첫 대통령배 3연패를 달성한 가운데, 지금까지 벌어들인 누적상금 총액이 무려 26억4000만 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마사회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득세했던 한국경마에서 당대불패의 성공은 민간 목장들이 미국·일본으로 부터 씨수말을 도입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밖에도 한국경마 최다연승(17연승)의 미스터파크를 배출한 '엑톤파크'(16세, 이시돌목장)는 현재 가장 높은 600만원의 교배료를 받으며 활동하고 있고 일본 최고 씨수말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 ‘니혼필로닐(16세, 녹원목장)’역시 우수한 자마들을 배출하며 혈통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외에 미스터프로스펙터 계보를 잇는 ‘와이와이와이(12세, 챌린저팜)와 ‘스트라이크어게인(6세, 용문목장)’의 자마들도 한국경마에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 혈통 전문가 신영인 마사팀장은 “민간목장의 씨수말들의 자마들은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메니피 등 한국마사회 씨수마 자마들에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며 “하지만, 그만큼 이윤이 적기 때문에 씨암말이나 배합이 맞는 암말의 교배를 기획가 적어 더 많은 자마들을 생산해야 한다는 점은 숙제"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민간목장 씨수말들은 한국마사회에서 수입한 씨수말에 비해 가격과 경주성적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민간 경주마 생산자들이 현장에서 얻는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우리 경마환경에 적합한 혈통의 씨수말들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목장을 중심으로 신디케이트를 형성하고 공동으로 씨수말을 구매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미국뿐만아니라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씨수마를 도입하고 있어 혈통의 다양성을 넓혀가고 있어 국내 씨수말 계보 변화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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