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선수의 과거 학교 폭력(학폭)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새로운 학폭 피해자라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고 두 선수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 이름까지 거론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과거 이재영, 이다영과 같은 중학교에서 배구선수로 활동한 이력을 공개하며, 지난 10일 두 선수에 대한 학폭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구단의 미온적인 대처를 지적했다.

글쓴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가 저의 불행의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고 후배고 할 것 없이 시키기는 마련이고, 틈만 나면 자기들 기분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둘이 잘못을 했을 때도 부모님께 말해 결국엔 단체로 혼나는 날도 잦았으며 결국 (자신은)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을 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글쓴이는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관련 구단 관계자가 한 언론 매체를 통해 “학폭 논란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는 걸 잘 안다.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내용에 화가 나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추가 폭로를 하게 됐다며,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본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 받았던 상처 하나도 안 없어진다”고 경고했다.

하루 뒤인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구 피해 학생 학부모입니다’라는 글이 또 올라왔다.

A씨는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0년이 된 일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안 될 것 같았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이름이 적힌 소책자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피해 학생의 학부모라고 소개했다.

A씨는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 학부모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부모로서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칼로 인한 큰일’은 쌍둥이 자매의 학폭을 처음으로 폭로한 A씨가 언급한 사건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학폭 사실을 밝히면서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러면서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의 마음도 지옥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며 “10년이 지나 이 일이 드러나면서 아이들이 다시 괴로워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글쓴이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며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와 관련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딸(이다영)에게 ‘언니(이재영)한테 공을 올리 올리라’고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면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사과문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이들에게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 지금 방관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규정에는 중대 범죄행위를 명시하고 있을 뿐 학폭이나 사회적 물의에 해당하는 조항은 따로 없다. 다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결격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영, 이다영은 올림픽 티켓을 따는 데 일등공신이었지만 도쿄 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6년생으로 올해 나이 스물 여섯살인 이재영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진주 선명여자고등학교와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였으며 현재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에이스이다. 동생인 이다영과 함께 쌍둥이 자매 선수로 유명하다.

전주중산초등학교, 전주근영중학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혔으며 진주 선명여자고등학교로 진학 후에는 그야말로 여고배구를 씹어먹을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사실 큰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어머니가 1988 서울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의 세터였던 김경희이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성인대표팀에서 매의 눈으로 주목하고 있었으며, 쌍둥이 중 동생인 이다영이 먼저 2013년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백업 세터로서 성공적으로 대표팀에 데뷔했다. 언니인 이재영 역시 2013년에 성인 국가대표에 뽑혔으나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4년 FIVB 월드 그랑프리 - AVC컵에서 경기당 15점을 올리는 충격적인 데뷔를 하여 프로팀 관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2014-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누가 전체 1번을 하느냐를 놓고 다퉜는데, 결국 2014-2015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됐다.

득점력 있는 윙 공격수 자원이 마땅치 않은 흥국생명이기에 데뷔시즌부터 주전으로 올라섰다.

동생 이다영은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돼 활약하다 2020-21 시즌부터는 팀을 옮겨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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