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유창장에 수감중 한 뼘도 안되는 배식구를 통해 도주해 일명 '배식구 탈주범'으로 유명세를 탔던 최갑복(56)이 만기 출소 10여일 만에 병원에 찾아가 나체 상태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병원에서 나체상태로 난동을 부린 혐의(업무방해 등) 혐의로 최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전 2시 40분경 서구 내당동 한 병원에서 나체상태로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하고 소화기를 뿌리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또 80∼90대 남녀 환자 20여 명이 있는 3층 병실로 올라가 고함을 지르며 20여 분간 난동을 부렸다.

그는 이 과정에 사무용품으로 병원 직원들을 위협하는 한편 소화기 분말을 직원들에게 뿌리기도 하고 제지하는 간병인 배를 두 차례 차 타박상도 입혔다.

최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업무방해, 폭행 등 혐의로 성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최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거동이 이상해 자세한 범행 동기와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최씨가 마약 투약 검사를 거부함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소변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키로 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11일 대구 동구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마약을 투약하려 한다'며 112신고를 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달서구에서 다른 사람의 에쿠스 차량 유리창을 긁은 혐의로 지구대에 임의동행됐지만 말없이 귀가하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는 교도소 수감 중 동료 수감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여중생 성폭행 등 전과 25범의 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최씨는 2012년 9월 17일 오후 5시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가로 45㎝, 세로 15㎝ 크기 배식구로 빠져나와 도주했다.

당시 최씨는 다른 유치인에게 미리 받아 둔 '후시딘' 연고를 머리, 몸, 배식구 창살 등에 바르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최씨는 배식구를 빠져 나온후 2m 높이의 벽면에 설치된 또다른 창문의 창살 틈을 통해 경찰서 밖으로 달아났다.

최씨가 빠져나간 창문에는 쇠창살이 13.5cm간격으로 설치돼 있어 일반인들이 빠져나가기에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최씨는 창살 틈을 비집고 빠져 나갔다.

최씨는 지난 2008년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훤해 있다 같은 병실 환자를 면회온 여중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며칠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해 3년여간 복역후 지난 2월 출소, 7월 다시 가정집에 침입해 강도짓을 벌인 혐의로 붙잡힌 상태였다.

최씨가 달아날 때 유치장에는 모두 8명의 피의자가 유치돼 있었고, 최씨는 다른 유치인 2명과 함께 유치장 3호실에 수감돼 있다가 달아났다.

당시 사건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고 한 방송사는 배트민턴 채를 통과하는 '통아저씨'를 불러 배식구와 같은 크기로 제작한 나무판을 통과하는 실험까지 했다.

최갑복은 지난 1990년에도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서 경찰호송버스를 타고 교도소로 이송되던 중 버스 뒤편 창살을 뜯고 탈주한 전력이 있다.

 
 
최씨는 당시 도주 6일 만에 경남 밀양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혀 준특수강도 미수, 일반도주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5일 만기 출소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과거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유치장을 탈주했던 점을 고려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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